꼬따오 산책길
by admin on Sep.16, 2009, under 꼬따오에 살기
아빠랑 민우랑 산책나가요~
민우가 태어나기 전, 난 산 속에 살았다. 아울룩비치 가는 길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내가 살았던 집이 나온다. 그 집에서 매하드 메인로드까지 나오려면 30분 정도 걸린다. 덥지만 길가의 꽃과 나무를 보면서 아기랑 이야기도 하고, 가끔 하늘을 오려다 보고, 길을 돌아 만나는 바다에 눈인사를 하기도 했다. 참 좋은 길이었는데…
난 그 길을, 땡볕 속에서 매일 걸었다. 나름 노산에 속하는 30대 중반에 임신했기에 누구보다 더 운동이 필요했다. 한국이라면 몰라도 태국에서, 그것도 수도인 방콕이 아니라 코사무이라는 섬에서 아기를 낳을거였기 때문에 자연분만을 꼭 했으면 했고, 문제없이 출산하기를 바라는 맘에서 걷기 운동을 했던 것이다.
지금은… 혼자서 아기를 돌보기에 혼자 밖에 나가서 운동하기는 어렵다. 해서 생각한 것이 ‘유모차’였다. 처음에는 유모차에 아기를 태워서 걷기 운동이라도 시작하자는 야심찬 계획으로 유모차를 장만했으나 한 번 나가고는 그 야심찬(!) 계획을 지워버렸다. 어떻게 보면 차가 많이 없는 꼬따오에서 걸어 다닐 수 있는 산책길이 많을 것 같지만 그건 아기와 함께가 아니었을 때 가능한 이야기다. 왜냐고? 그것은 먼지!

먼지와 모래가루가 펄펄 나뒹구는 길에서 나 좋자고 매일 산책 다닐 수는 없는 노릇~ 아기한테 미안해서 그 운동을 그만 두자 아기는 더더욱 바깥 볕을 쬐기가 힘들어졌다. 물론 지금은 너무 어려서 밖에 나가면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하지만 아기에게 필요한 햇볕을 제공하고자 하는 엄마의 마음은~~~ ^^
오늘은 아기의 아빠가 오전 스쿠버 다이빙이 없는 날이다. 다이빙이 있는 날이면 새벽(7시쯤인데 이 시간은 나에게 분명히 새벽이다! ^^)에 아시아 다이버로 나가기 때문에 아기의 자는 얼굴만 간신히 볼 뿐이다. 또 ‘바다소리들’이라는 샵을 운영하기에 손님이 많은 날은 밤에도 아기와 놀아줄 수가 없다.
하지만 오늘은 자고 있는 아기를 흔들어 깨우더니 “아빠랑 산책갈까?”하며 잠에서 덜 깬 아기를 안아올렸다. 놀라 휘둥그래지는 눈을 무시한 채 얼른 밖으로 나가더라. 산책길이라 해봤자 뒷집 마당과 우리 집 옆에 있는 ‘뚝따’라는 식당이다. 산책길이라기엔 너무 궁색한거지.
하지만 이런 꼬따오에도 조깅하는 사람들은 많다. 모두가 외국인이고 대부분이 스쿠버 다이버들인데 이어폰을 귀에 꽂고, 러닝복를 입고, 러닝화를 신고 사푼사푼 뛴다. 결론을 내자면 꼬따오는 어른들에겐 운동하기 억수로 좋은 곳이다. 체력관리가 필요한 다이버들에게 더더욱 좋은 곳이지.
메모!!!
꼬따오에 체육장을 오픈할 생각이 있으신 분~ 내가 일빠로 등록할게요!!!